예의
방우달(시인)
오래된 옷을 너무 오래 입고 살았다
이제 벗어 빨고 꿰매야지
옷을 입고 밥을 먹는 것은 그저 많은 일 중에 하나
일상에 지나지 않고 특별한 일도 아니지
배 고픈 사람이 성질 급한 사람이
먼저 숟가락 들고 밥 먹으면 되지
언제부터 왜 남녀노소 순서가 생겼는지 생각 없이
어릴 때부터 습관이 들었지
예의가 아니면 어색한 어른의 나이에
왜? 라는 질문을 지난 세월에게 던지며
새로운 옷을 입고 나는 말한다
얘들아, 기다리지 말고 먼저 밥 먹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