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인제 원통을 지나며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3. 15. 22:43

인제 원통을 지나며


다 살아보지도 않고
인제 원통을 지나며

이 세상에는 읽고 싶은 좋은 책들이
많고도 많은데 다 읽을 수 없다는 것

이 세상에는 경치 좋은 곳이
많고도 많은데 다 가볼 수 없다는 것

이 세상에는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많고도 많은데 다 사랑할 수 없다는 것

이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고도 많은데 다 맛볼 수 없다는 것

이 세상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많고도 많은데 다 만날 수 없다는 것에 대하여

세상을 질투하고
절망에 깊게 빠지는데

남겨진 시간과 지폐의 잔고는
피 흘리듯 서녘을 잘도 넘는구나

아깝지만 온갖 집착 없는 곳에
이제는 내 영혼 매달아야 한다

- 방우달의 《어느새》 중에서 -

이 세상에는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이
넘쳐납니다. 젊을 때는 누구나 욕심 없는 사람 없고
꿈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동해 일출을 보기 위해서
인제 원통을 지날 즈음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인제는 원통해도 어쩔 수 없이, 시간도 잔고도 얼마
없으므로 질투 절망 집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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