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방우달(시인)
솔잎이 쌓인 한적한 애막골 산책길
녹색 애벌레 한 마리
갈 길이 앞으로 만 리 인데
꼼지락꼼지락 기어간다
나는 걷던 길
멈추고 앉아서 한참 뒤돌아본다
너도 가는데 낸들 못가랴
오래 전에 멈추고 싶었던 길
다시 힘내어 걷는다
엉뚱한 생각을 접고 걸으니 즐거운 길이다
나의 길과 너의 길이 별로 다르지 않느니
너는 나에게 등대가 되는구나
마지막 힘든 초가을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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