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절망하는 날들
방우달(시인)
시 읽으면 나보다 더 잘 쓴 시들
여자 보면 내 아내보다 더 예쁜 여자들
젊은이들 보면 내 자식들보다 더 잘난 사람들
내 또래 사람들 만나면
돈 많은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
온갖 재주 많은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
세상엔 참 많고 많다
이렇듯 나날이 절망하는 날들
사는 것이 빛과 어둠, 분리하면
어둠 따로 없고 빛 따로 없듯이
희망 절망 떼어내서 맞이하면
절망 희망 따로 없는 것이리
행복 불행 따로 없는 것이리
보잘것없는 나의 삶도
누군가는 그토록 원했던 삶인 것을
나날이 절망하는 날들 속에서
실낱같은 빛 하나 건져 올린다
어떤 순간이라도 사랑하고 함께 하면
번개같은 빛으로 어둠 절망 불행 몰아내고
영원으로 가는 길에
나의 희망 나의 행복 붙들어 맨 것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