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화악산이 보이는 애막골에서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3. 7. 00:33



화악산이 보이는 애막골에서


방우달(시인)


애막골은 내가 좋아하는 산책길

어떤 이는 등산로라 부르지만

아직 나의 건강은 산책길로 여긴다

가끔 명상을 하는 작은 언덕은 양지 바르고

춘천의 진산 봉의산이 조금 멀리 자리 잡고

그 뒤로 머얼리 화악산이 선명하다

겨울의 화악산은 머리카락 하얀 노인봉이다

나와 봉의산과 화악산 최고봉 중봉이

일직선으로 앉아 좌선 중이다

그 중에 내가 제일 낮다

안심이 된다, 더 높이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까

꿈만 믿고 방심은 금물이다

물질 권력 지위가 아니라면 마음을 내려놓지 마라

화악산이 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을 그 날까지

나의 산책과 명상은 계속 이어지리라

화악산보다 더 높은 곳에 눈을 달기 위해

오늘도 나는 애막골 언덕에서 좌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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