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잡초는 이렇게 말했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11. 2. 02:32

'잡초는 이렇게 말했다'


내팽개쳐도 줄기 싱싱하고
꽃이 피고
열매 맺더라.

그런데 슬프더라
따 먹는 이 없고
가져가는 이 없어 외롭더라.

그래도 해마다
줄기 싱싱하고
핀 꽃이 지고 열매 맺더라.

내 설 땅은 어디에도 없고
내 설 땅은 어디에도 있더라
내 선 땅은 메마르고 기름지더라.


- 방우달의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중에서 -

이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잡초라는 말은 잡초가 붙인
이름이 아닙니다. 인간 중심에서 인간이 덮어씌운 말도
되지 않는 이름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잡초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비하해서도 안되며
스스로 존엄을 지켜야 합니다. 역경이라도 딛고 살아내야 하며
마음먹기에 따라 땅이 메마르기도 하고 기름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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