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가을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9. 2. 00:46


가을


떨어지는 가을을
겸허하게
줍는 이가 있습니다

떠나가는 잎들을
정성스럽게
쓸어담는 이가 있습니다

大地라는
어머니입니다

가을엔 쓸쓸히
어머니 계신 곳으로
자꾸 떨어지고 싶습니다



- 방우달의 《쬐끔만 더 우아하게》 중에서 -

가을은 영혼에 가장 가까운 계절입니다. 누가
떨어지고 싶고 떠나가고 싶겠습니까? 희한한
가을은 창피하지 않고 슬프지 않고 그냥 내려앉기
좋은 계절입니다.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포근하고 포용하고 사랑으로 안아주는 大地입니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