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네 가지 수저 이야기/'자유문학 100호'-2016. 여름호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9. 8. 00:21

자유문학 100호 기념(여름호) 특집에 방우달의 시 <네 가지 수저 이야기>가 게재되다.






네 가지 수저 이야기


방우달(시인)



산 정상에 이르는 길은 크게 네 가지

모두 다 수저를 입에 물고 닿는다

금수저는 헬리곱터를 타고 정상에 내리고

은수저는 차량이 갈 수 있는 곳에서

동수저는 산 기슭 평지에서

흙수저는 깊은 계곡 바닥에서 오른다

엄밀히 말하면 금수저는 오르는 것이 아니라

거품 물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흙을 밟으며 한 발짝 한 발짝 오르는 것과

하늘에서 정상으로 떨어진 것은

느낌이 다르고 밥맛이 다르고 땀내가 다르다

어떤 수저를 물고 정상을 딛더라도

수저는 수저이고 정상은 정상일 따름

부러워하거나 비교 멸시 비난하지 말고

건강한 눈으로 정상의 경치를 함께 만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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