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산책자
방우달(시인)
호반 산책자
숲속을 걷는다, 아직 새가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온 것은
새가 숲으로 날아든 것이다
서울을 버린 것이 아니다
잠시라도 머문 곳은 완전히 버릴 수 없다
호반을 걷는다, 오늘도 물고기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거슬러 온 것은
물고기가 물을 찾아 온 것이다
한강을 버린 것이 아니다
상류 소양강을 찾아 온 것이다
[출처] [공유] 詩,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외5|작성자 까망곰
나는 날마다 숲속을 걷는다
춘천으로 이주한 것은
새가 숲으로 날아든 것이다
오늘도 나는 호반을 걷는다
소양강으로 거슬러 온 것은
물고기가 물을 찾아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