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호반 산책자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3. 31. 03:02

호반 산책자


방우달(시인)



호반 산책자

 

숲속을 걷는다, 아직 새가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온 것은

새가 숲으로 날아든 것이다

서울을 버린 것이 아니다

잠시라도 머문 곳은 완전히 버릴 수 없다

 

호반을 걷는다, 오늘도 물고기 되지 못한 나는

 

내가 춘천으로 거슬러 온 것은

물고기가 물을 찾아 온 것이다

한강을 버린 것이 아니다

상류 소양강을 찾아 온 것이다





나는 날마다 숲속을 걷는다

춘천으로 이주한 것은 

새가 숲으로 날아든 것이다


오늘도 나는 호반을 걷는다

소양강으로 거슬러 온 것은

물고기가 물을 찾아 온 것이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우절  (0) 2016.04.01
초인종  (0) 2016.03.31
스스로  (0) 2016.02.21
은퇴 준비  (0) 2015.11.29
한가한 듯 분주한  (0) 201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