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신간리뷰
방우달 시인 새 시집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
"일상의 잔잔한 소재 담은 150편 감동 선사"
문단의 중견시인 방우달 씨가 16번째 시집 <마음 풀고가라 다친다>를 출간했다. 서울시청 공중위생과 과장으로, 공무원 신분이기도 한 그가 단상 150편을 묶어 펴낸 <단상천국> 시리즈 2집이다. 방 시인은 일상의 잔잔한 소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시들을 내놓는 시인으로 유명하다. 그의 시는 특별히 현학적이거나 은유적이지 않아 쉽게 다가온다. 앞선 시집들도 이 같은 시도로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시인은 책 머리말에서 "단 한사람이라도 여기 한 구절 단상을 읽고 희망, 행복, 의미 있는 삶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두 번째 <단상천국>을 세상에 내보낸다."며 조용한 인사말을 건넨다. 특히 시집의 대표시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는 등교길 눈물 흘리는 한 아이의 동심을 절묘하게 포착해 독자의 공감을 사고 있다.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
집에서 무슨 언짢은 일 있었던 듯 등교길에 훌쩍인다.
엄마가 길가로 따라나와
미처 눈가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아이
감싸 안으며 다독인다.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
마음 푸는 것이 무엇인지
그 아이 알기나 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걷는다.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방우달 지음/174쪽/여름출판사 中에서...
<방우달 시인>
중장년층이라면 유년 시절 한번쯤 겪었을 법한 등굣길 어머니와 아이의 작은 실랑이를 잘 묘사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무언가 요구하던 일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떼를 쓴 듯한 아이. 그 아이가 마음 상해 학교 가는 것이 가슴 아파 다독이는 모성애가 전달된다. 또 마음 푸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라도 한 듯 고개 끄덕이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에서 슬며시 웃음 짓게 된다. 시인의 시선은 이렇듯 따뜻하고 은근하다.
시 '추억의 주머니'에서는 "세월이 웬만큼 흐른 사람은 추억의 주머니를 달지~(중략) 가지가지 추억이 흐르는 짧고도 긴 도로 좁고도 넓은 강, 인생은."으로 추억을 먹고사는 우리네 삶을 노래하고 있다. 옷깃을 여미는 겨울 초입이다. 갈수록 삶이 각박하다고 느끼는 요즘, 이 시집 한권이면 모처럼 마음마저 훈훈해지고, 오랜만에 문청시절로 돌아가는 행복도 누릴 것이다.
글.사진 이완재 기자 wjlee7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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