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혼詩魂

밥풀떼기 하나 붙이기-드디어 전업시인이 되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1. 11. 22. 21:46

 

밥풀떼기 하나 붙이기

 

 

                  드디어 전업시인이 되다

 

 

1.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위로 아래로 움직이면

모래를 넣고 맷돌을 돌리 듯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윤활유가 떨어진 기계의 마찰음처럼.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2.

은퇴생활 6개월 째다.

강제적으로 전업시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바라던 것인가.

책임감이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

이제부턴 프로가 되어야 한다.

비켜나갈 핑계가 없어진 것이다.

 

군대생활까지 38년간을 공空이 아닌

공公밥을 먹었다. 할 만큼 했다.

남은 내 삶에는

직접적으로 타인의 지시를 받는 일에는

종사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주인인 삶,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타인에게 도움이 되면서

밥풀떼기 하나 얻어먹는 일, 즉

강의나 자영업은 할지 모르겠다. 

 

3.

그동안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이라는

큰 주제를 갖고 17년간 시,단상,수필 등을

열심히 써 왔고 16권의 책도 출간하였다.

이번에 17번째이며 단상천국 시리즈 제3권인 

<쬐끔만 더 우아하게>를 세상에 내놓는다.

등단 후 평균 1년에 1권씩은 책을 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셈이다.  

 

여기에 엮은 157 편의 단상 또는 시들은

퇴직 전에 쓴 것들을 정리한 작품들로서

나 자신을 향하여 외치는 내면의 다짐들이다.

결코 타인을 가르치려고 쓴 것들이 아니다.

다만,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기서 용기와 희망을 찾고

절망이나 불행에서 벗어나 변화된 모습으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나의 소박한 바람은 숨길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포함하여 독자들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또는

'인생을 바꾼 한 구절'을

여기에서 발견했으면 하는 것이

'斷想天國' 시리즈의 출간 목표다.

 

4.

'모든 일의 끝에는 해탈이 있으리!'는

나의 굳은 믿음이다.

누구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열정적으로

한 가지 일에 매진하여 정상에 닿으면

'해탈의 경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에 귀하고 천한 것은 없다.

바른 일과 바르지 않는 일이 있을 뿐이다.

 

나는 지금 1964년에 연륙화된

당진 안섬에 와 있다.

예순의 나이에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가정을 떠나 홀로 바닷가

독방에 스스로 갇힌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우화羽化를 꿈꾸는 누에처럼

앞으로 몇 개의 단계를 넘어야 한다.

 

'해탈'을 위해 확실하게 배수진을 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