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물은 무덤이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05. 2. 19. 01:10


                 물은 무덤이다

                                         

 

                                                   방우달(시인)

 

 

산과 들에는

풀과 나무와 벌레와 짐승과

사람의 무덤들이 있다

거기에서 빠져나온 물이

아래로 모여 저수지를 이룬다

영지影池에 고인 물이

사람의 입으로 들어오고

관개용수로도 쓰이고

하늘로 날아가기도 한다

곡식이 먹은 물이

다시 사람의 입으로 들어온다

물고기도 그 물을 먹고 자라고

사람은 그 물고기를 먹고산다

물은 무덤이다

그러나 물을 더럽다고 하지 말라

삶이란 물이고 무덤이다

그 삶이 신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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