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천 ** 내린천 **/방우달(처세시인) 내린천(川)은 하늘(天)이 내린 내(川)다. 하늘은 이곳에만 내리지 않는다. 모든 내(川)에 내린다. 하늘이 내려올 때는 홀로 내려오지 않는다. 해 달 별 구름도 데리고 내려온다. 가족 없이 내려오면 외롭다. 물은 피다, 정이다, 사랑이다, 쌓이면 흐른다. 물엔 어디든지 하늘이 내린다. 내린천(天)은 숭고하다. 미발표 신작 2022.03.17
하늘이 뚫려서 그래요 ** 하늘이 뚫려서 그래요 **/방우달(처세시인) "여보, 춘천에도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입니다" "하늘이 뚫려서 그래요" 맞다. 그렇다. 틀림없다. 하늘이 뚫려서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햇볕이 내리고 코로나19도 왔다. "여보, 뚫린 하늘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하늘이 스스로 막아야죠" 미발표 신작 2021.11.22
약속 ** 약속 **/방우달(처세시인) 늘 지금 여기 내 앞엔 꽃 한 송이 있습니다. 꽃은 새끼 손가락 맹세처럼 약속을 꼭 지킵니다. 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때가 되면 반드시 피웁니다. 꽃은 아름다움과 향기 같은 참한 약속입니다. 꽃은 하늘과 맺은 약속의 실천입니다. 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까닭입니다. 미발표 신작 2021.08.30
지하철 지하철 방우달(처세시인) 인생이란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구파발역까지 빠른 시간을 타고 어둠 속을 정신 없이 달리다가 압구정역에서 옥수역 사이 잠시 한강과 하늘을 바라 보는 것 오직 한 번 뿐인데 한강과 하늘을 보는 사람도 있고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주어져도 보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은 깨달은 사람이 아니고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진실로 살았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압구정역에서 옥수역 사이를 지날 때 한강과 하늘을 보고 느낄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단상집 에서 * 서울지하철 3호선은 처음에 양재역에서 구파발역까지 개통했으나 그후 수서역, 오금역, 대화역으로 연장됨. 앙코르 작품 2021.01.17
살면서 살면서 방우달(시인) 살면서 큰 나무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내가 걸려 넘어지는 것은 작고작은 하찮은 그루터기입니다. 큰 나무에서는 떨어지는 것이 제격입니다. 그러니 산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더군다나 하늘은 더더욱 겁먹지 마세요.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미발표 신작 2020.01.31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하늘 볼 일이 점점 없어져 갑니다 하늘을 봐야 해와 달과 별과 구름을 봅니다 요즈음 세상은 밤낮으로 밝고 어두울 때는 빛을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시시각각 일기예보가 발표됩니다 땅만 보고 살기에도 바쁩니다 하늘을 보지 않아도 사는 데는 전혀 불편하지 않습.. 앙코르 작품 2020.01.27
표지판 표지판 방우달(시인) 하늘이라고 가리키는 표지판은 없다. 해 달 별 구름 가리키는 표지판도 이 세상엔 없다. 표지판이 없어도 다 볼 수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다. 미발표 신작 2020.01.27
생각의 원근법 생각의 원근법 방우달(시인) 나무 한 그루에 박혀 있으면 생각은 그것만 보인다. 그것을 벗어나면 숲이 다가오고 숲을 빠져나오면 산이 드러나고 산을 두고 떠나면 온전한 하늘이 가득 들어온다. 미발표 신작 2016.11.20
청춘에 살 수 있다면 양철 지붕도 좋으련만 청춘에 살 수 있다면 양철 지붕도 좋으련만 방우달(시인) 청춘의 계절 양철 지붕 아래에서는 뙤약볕 무섭고 빗소리 유난히 시끄러웠네 적막의 계절 고층 아파트에서는 더운지 추운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네 올라갈수록 하늘은 가까워지고 땅에서 멀어지니 뙤약볕.. 미발표 신작 2015.01.05
소년과 바다 소년과 바다 방우달(시인) 흙 위를 물이 물 위를 시간이 시간 위를 삶이 하나 되어 흐른다 바다로 그 바닷가에 서서 한 소년 하늘을 바라다 본다 뭉게구름 부풀고 있다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201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