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8

부질없도다

부질없도다/방우달(처세시인) 인생만사 부질없도다! 가끔 한탄 또는 깨달음이 올 때가 있다. 부질없다란 요즘 쓸모가 없다란 뜻으로 주로 통한다. 부질은 불질을 말한다. 농기구 사냥도구 등 연장을 만들 때 불질을 많이 해야 즉 담금질을 많이 해야 단단해서 쓸모가 있는 데 불질이 없으니 쓸모 없음이다. 즉 사람도 쇠붙이와 같이 온갖 고난을 겪어야 참된 인간이 된다고 했다. 인생의 생노병사 고락이 부질없음을 깨닫는 것은 성인의 경지다. 단순히 절망 열등감 좌절 자포자기 등과는 다르다. '부질업도(業道)'는 열반과 해탈의 경지다. 자살(自殺)의 반대쪽에 있는 행복과 자유다. 나도 요즘 가끔 '부질없도다!' 경지에 닿는데 업도(業道)의 경지인지 자살(自殺)의 땅끝인지 알 수 없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긍정하고 감..

죽으면 늙어야지

** 죽으면 늙어야지 **/방우달(처세시인) 옛날에 어떤 노인이 헛말을 했다. "죽으면 늙어야지!" "늙으면 죽어야지!"가 뒤바뀐 것이다. 좌중의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재미있는 말이었다. 요즘 나는 그 말을 다시 생각해 봤다. "죽으려면 늙어야지!"라고. 급히 말하려다 '려'자를 빼먹은 것이다. 젊은이가 자살을 하도 많이 하니까 "늙기 전에는 죽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 말과 글은 있는 말도 잘도 빼버리고 없는 말도 잘도 만들어 넣는다. 그래도 남녀노소 다 알아서 듣는다. 우리 말과 글은 역시 세계 최고다.

미발표 신작 202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