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4

조증과 울증이 널뛰는 꽃피는 봄날의 공허감

조증과 울증이 널뛰는 꽃피는 봄날의 공허감 방우달(처세시인) 나이 들어 황혼 즈음 길을 걷다가 배 고프면 탕 한 그릇에 소주 한 병 사 먹을 건강과 재복을 받은 것은 주어진 음식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는 것이다. 산하엔 화사한 봄꽃이 피고 지고 내 마음은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 널뛰고 이 좋은 날에 친구의 부음을 받고 마지막 배웅을 힘차고 씩씩하게 보내기 위해 탕 한 그릇 밑반찬들 소주 한 병 밑바닥을 핥는다. 채워도 채워도 비워지는 이 봄날의 공허를 어쩔고나 어쩌면 좋을고나.

미발표 신작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