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해장국 4

빛을 되찾다

빛을 되찾다/방우달(처세시인) 태초에 빛이 있었다고 했다. 빛은 생명이고 희망이다. 그 빛을 잃어버렸거나 빼앗겼다. 그러다가 다시 찾았다. 광복(光復)이다. 어제 초저녁부터 좀 자고 자정 이전부터 깨어 있었다. 05:00 애막골 산책을 잘 다녀왔다. 날씨가 맑고 선선해서 걷기에 딱 좋다. 78주년 광복절에 산봉우리 일출도 봤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근력 운동도 했다. 24시간 음식점에서 뼈다귀해장국 2인분 포장해 왔다. 아침 먹으면서 반주로 막걸리 한 잔 마시다. 나의 완전한 광복도 자축한다. 퇴직한 지 13년차다. 직장 상사 몇 분을 마음 속에서 정리했다. 그들은 고시에 합격했고 나는 떨어졌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다. '한 번 고참은 영원한 고참이다'란 말이 있다.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나온..

나의 재정은 적자인가, 흑자인가?

나의 재정은 적자인가, 흑자인가?/방우달(처세시인) 24시간 콩나물국밥집은 홀로 한 끼 먹고 홀로 술 한 잔 마시기엔 안성맞춤이다. 안성맞춤인 이유는 주인 눈치 주위의 남들 눈치볼 것 없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메뉴도 입맛대로 다양하다. 초가을 어느 토요일 오후 홀로 돈까스 하나 소주 한 병 시켜서 게으른 아점으로 먹고 마신다. 저 쪽에 나보다 먼저 오신 80대 후반 홀로 백발 할머니 뼈다귀해장국 드신다. 밥도 반 그릇 해장국도 반 그릇 드시고 뭔가 1인분 포장해서 유모차에 싣고 서서히 퇴장하신다. 저 연세에 저 건강에 저 재력에 저 용기를 보고 나는 돈까스 한 점에 소주 한 잔 들며 감탄한다. 포장한 음식은 저녁에 홀로 드실 것인지 집에 계신 배우자 몫인지는 묻지 못했다. 무조건 장수엔 관심이 별로지..

미발표 신작 2022.10.02

나는 좀생이다

나는 좀생이다 방우달(시인) 어젯밤은 날밤으로 보냈다. 일상처럼 어려운 두꺼운 책을 읽고 유튜브로 강의 몇 개 듣고 몇 줄의 글을 썼다. 새벽 네시 속은 시장하고 술 생각이 간절하다. 24시 감자탕집에 가서 뼈다귀해장국에 홀로 소주 한두 병 마시고 싶었다. 잠깐 멈춤! 나이 일흔에 코로나19에 진다해도 후회될 일은 없지 않는가. 핑계지만 가족들과의 자가 격리가 걱정되었다. 혼자서 조용히 거실에서 35도짜리 10년산 다래 담금주 한 병을 마셨다. 막걸리 안주인 김치와 고추와 양파를 긴급 소환했다. 술맛이 나지 않았다.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빠지는 포스트 코로나19에는 어떻게 살지 지금부터 걱정이다. 나는 역시 좀생이다.

미발표 신작 20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