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나는 좀생이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0. 16. 05:00

나는 좀생이다

 

방우달(시인)

 

어젯밤은 날밤으로 보냈다.

일상처럼 어려운 두꺼운 책을 읽고

유튜브로 강의 몇 개 듣고 몇 줄의 글을 썼다.

 

새벽 네시

속은 시장하고 술 생각이 간절하다.

24시 감자탕집에 가서 뼈다귀해장국에

홀로 소주 한두 병 마시고 싶었다.

 

잠깐 멈춤!

 

나이 일흔에 코로나19에 진다해도 후회될 일은 없지 않는가.

핑계지만 가족들과의 자가 격리가 걱정되었다.

 

혼자서 조용히 거실에서 

35도짜리 10년산 다래 담금주 한 병을 마셨다.

막걸리 안주인 김치와 고추와 양파를 긴급 소환했다.

 

술맛이 나지 않았다.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빠지는

포스트 코로나19에는 어떻게 살지 지금부터 걱정이다.

 

나는 역시 좀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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