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열매들/방우달(처세시인) 애막골 산책 가는 길에 외출했다 귀가하는 아내를 만났다. 점심은요? 안 먹었어요! 오늘은 11:00에 아점을 먹어 밥 생각이 없었다. 점심 대신에 간식으로 양파즙, 생강젤리, 홍삼, 귤, 사과, 배, 더덕잼, 청국장가루...등 먹었어요. 또 그거? 그거 뭐요? 생각이 안난다. 빨간 열매 있잖아요? 아내는 오미자? 구기자? .... 산수유? 다 말한다. 맞아요, 산수유! 입안에서 뱅뱅 도는데 단어가 튀어 나오지 않는다. 이제는 입력도 잘 안되고 입력된 것이 출력도 잘 안된다. 학교 다닐 때 전교 수석 입학, 수석 졸업해도 세월에는 이기지 못한다. 아직은 살아 온 길을 기억하고 있고, 살아 갈 길도 대충은 알고 있는데 벌써부터 치매로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 서글프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