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방우달(시인) 약한 바람에도 날려갈 듯한 고추잠자리 그 가벼운 동체로 젖은 가슴 말리는 고추 가지에 앉으면서 흔들기 힘든 세상 한 번 크게 흔들어 놓고서는 잠잠해진 세상의 매운 맛을 홀로 즐기는 칼 끝의 고요. 초가을 내 눈이 머물다.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2007.09.20
깡통 깡통 방우달(시인) 바람이 깡통을 굴리고 있다. 툴툴툴 소리가 난다. 행인이 생각 없이 밟는다. 깡통이 쭈그러지면서 한 소리 내뱉는다. ㅡ 피식.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2007.08.30
바람을 통째로 삼켜라 바람을 통째로 삼켜라 방우달(시인) 바람속에 실려오는 세상의 맛을 통째로 느껴라 쓴맛 신맛 짠맛 단맛 세상의 맛은 네 가지만이 아니다 바람속에 실려오는 세상의 향기를 통째로 맡아라 좋은 향기 싫은 향기 더러운 향기 깨끗한 향기 세상의 향기는 네 가지만이 아니다 바람속에 실려오는 세상의 빛..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200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