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고추잠자리

野塔 방우달 시인 2007. 9. 20. 10:57

고추잠자리

 

방우달(시인)

 

 

약한 바람에도 날려갈 듯한 고추잠자리

그 가벼운 동체로

젖은 가슴 말리는 고추 가지에 앉으면서

흔들기 힘든 세상 한 번 크게 흔들어 놓고서는

잠잠해진

세상의 매운 맛을 홀로 즐기는

칼 끝의 고요.

 

초가을 내 눈이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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