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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넓은 집

野塔 방우달 시인 2025. 2. 9. 01:04
마당 넓은 집/방우달(처세시인)
 
한 때 내 꿈은 마당 넓은 집에서 사는 것이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월세 전세 단칸방에서 또는
소형 평수 임대아파트, 소형 자가 아파트에 살면서
그것은 늘 그리던 야심찬 큰 꿈이었다.
 
정년 퇴직 후 춘천으로 이주하면서 그 꿈은 이루어졌다.
처음에 나는 넓은 전원주택을 원했으나 아내는
편리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아파트를 원해서
결국 마당 넓은 꿈은 접고 공간 넓은 아파트로 결정했다.
 
14년 차 춘천에 살면서 은퇴생활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병의원 이용, 교통 수단, 자연 환경, 농수산물 구입 등
좋은 조건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또 소박한 생활 습관으로
생활비도 크게 들지 않고 별로 부담이 없다.
 
단 한 가지 문제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다.
주위 48, 56, 63평형 중 나는 56평형 아파트에 산다.
주위에는 교수 의사 고위직 공직자 사업가 전문직 등
비교적 경제력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 집에서는 가정부,
파트타임 아주머니를 고용하고 산다.
내 아내는 일흔이 넘었는데 모든 가사를 직접한다.
젊었을 때는 마당 넓은 집에서 예쁜 한복 입고
손에 물 묻히지 않고 살게 해주겠다고 했었다.
이제는 헛꿈이 되어서 아내에게 미안하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는
사랑을 먹고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