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건강 94세 할머니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5. 29. 22:08
건강 94세 할머니/방우달(처세시인)
 
TV에서는 건강하시고 장수하시는 분 많이 봤다.
내가 직접 만나 본 중에 가장 건강하시고
장수 중인 분이 94세 할머니다.
 
할머니는 12년 전 내가 춘천으로
이사오기 훨씬 전 부터 우리 동네
어느 골목에서 채소 잡곡 등을 파신다.
 
올해 94세이신데 특별한 약도 드시는 것 없고
날마다 애막골 새벽시장에서 장사하시고
끝나면 후평동 골목에서 오후 6시까지 또 전을 펴신다.
 
17년 전 4살 위 남편이 돌아가셨고
남편과 함께 3남매를 훌륭히 키워서 혼인시켰다.
큰 아들은 공무원으로 정년 퇴직했고
지금은 쉬셔도 되는 형편이다.
 
건강하니까, 돈 버는 재미도 있으니까,
특별히 시간 보낼 취미도 없으니까,
옛날 할배가 낚시 즐기듯이 세월을 낚으신단다.
 
그래도 아직 자식 삼남매 손주들 걱정은 하신단다.
외손주가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 걱정이란다.
 
근심 걱정도 즐겁게 하신다.
부지런하시고 얘기 좋아하시고
늘 웃으며 사시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면 비결이란다.
나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상치 미나리 파 팥 등 계절 식품을 산다.
 
그 할머니 수식어에 건강은 붙였지만 행복이란 말을
나는 붙이지 않았다, 아니 못한다.
 
* 사진은 승락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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