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백지(白紙)의 날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3. 6. 00:50

백지(白紙)의 날

 
아, 기분 좋게 눈을 떴구나.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다.

어제 읽고 걷고 사색하고 명상하고 쓰고
늦은 밤에 목욕을 하고 잤더니

거의 날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았더니
은퇴 생활이 그렇지 뭐하고 지냈더니

십 년을 거의 백지(白紙)로 일상을 엮었더니
오늘도 특별한 일 없어서 자유로운 날이다.

- 방우달의 《어쩌면, 삶은 매운 짬뽕이다》 중에서 -

많은 어르신이 그날 할 일이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죽는 것보다도 더 싫다고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평생을 일만 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쉬는 법, 노는 법을 배울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저 먹고 자고 일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먼 얘기가 아닙니다. 약 50년 전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오늘날은 그 당시에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시대가 발전하고
크게 달라졌습니다. 습관을 하루 아침에 길들이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먼저 하나씩 생각을, 일상을 새롭게 배우고
바꾸며 즐겨야 합니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몰고
옵니다. 백지(白紙)의 날을 반길 날이 올 것입니다.
아침에 일찍 눈 뜨고 싶은 날이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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