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트리 녹보수 **/방우달(처세시인)
꽃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귀한 꽃나무
꽃농장이나 도시의 화원 주인도
꽃을 보지 못했다는 해피트리 녹보수
우리 집 거실로 이사와서 아내와 인연을 맺고
정성 9년 만에 피고지고 지고피고
두 해 동안 아름다운 행복을 무수히 안겨주었다.
너무 흔해서 귀한 줄 모를 만큼 피웠는데
기력이 현저히 떨어지던 초가을 어느 날
시들어 가는 마지막 남은 꽃 한 송이와
아내는 예감을 당겨서 작별인사를 건넨다.
"꽃 피우느라 고생했어. 피워줘서 고마워.
힘들겠지만 또 와!"
나는 엄숙한 아내 곁에서 묵념의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