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오월의 아카시아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5. 9. 22:32

오월의 아카시아/방우달(처세시인)

ㅡ 방우달의 <<절>> 중에서

 

내 청춘 오월의 아카시아 숲속을 거닐며

내 한 잎 그대를 그토록 추억하는 것은

 

봄바람에 떨어진 많은 꽃들을

아주 잊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내 젊음의 숲을 흠뻑 향기롭게 했던

그대 하얀 마음 잠시 내 가슴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각 이 아카시아 숲속을

함께 거닐지 못함은 결코 그대 잘못이 아닙니다

 

먼 훗날

또다시 이 아카시아 숲속을 걸을 때

 

내가 한 잎 그대를 조금도 추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그대의 책임이 결코 아닙니다

 

내가 그대를 아주 추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마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 옛날 우리가 '아카시아'로 알던 나무가 학명이 '아까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카시아'라고 해야 감정과 느낌이 제대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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