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아카시아/방우달(처세시인)
ㅡ 방우달의 <<절>> 중에서
내 청춘 오월의 아카시아 숲속을 거닐며
내 한 잎 그대를 그토록 추억하는 것은
봄바람에 떨어진 많은 꽃들을
아주 잊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내 젊음의 숲을 흠뻑 향기롭게 했던
그대 하얀 마음 잠시 내 가슴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각 이 아카시아 숲속을
함께 거닐지 못함은 결코 그대 잘못이 아닙니다
먼 훗날
또다시 이 아카시아 숲속을 걸을 때
내가 한 잎 그대를 조금도 추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그대의 책임이 결코 아닙니다
내가 그대를 아주 추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마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 옛날 우리가 '아카시아'로 알던 나무가 학명이 '아까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카시아'라고 해야 감정과 느낌이 제대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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