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운동장 추억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1. 22. 17:12

운동장 추억

 

방우달(시인)

 

이른 새벽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돈다

60년 전 운동회 날은 지옥이었다

8명이 달리면 칠팔등이다

아버지 엄마 동네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웠다

달리는 동작이 서툴고 속도도 느렸지만

늘 최선은 다했고 공부 잘 하는 아이는

운동 신경이 느리다고 자위하기도 했다

오늘은 경쟁도 기록도 필요 없고

눈치볼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지난 세월은 빨랐지만

오늘 나의 하루는 느리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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