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계국
방우달(시인)
철이 지나도 피어야 할 꽃은 핀다.
강대부고 교정을 밤 산책하다가
나는 언제 꽃이 필까 중얼거리니
방금 핀 듯한 금계국이 방긋 웃으며 말한다.
"나도 추분 지나 피웠습니다.
7월에는 나도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친구들이 한창 필 때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꽃 피는데 늦고 이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나처럼 늦게 피우면 오히려 더 귀한 꽃이 되지요."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나도 곧 늦둥이 귀여운 꽃을 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