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금계국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9. 25. 12:38

금계국

 

방우달(시인)

 

철이 지나도 피어야 할 꽃은 핀다.

강대부고 교정을 밤 산책하다가

나는 언제 꽃이 필까 중얼거리니

방금 핀 듯한 금계국이 방긋 웃으며 말한다.

 

"나도 추분 지나 피웠습니다.

7월에는 나도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친구들이 한창 필 때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꽃 피는데 늦고 이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나처럼 늦게 피우면 오히려 더 귀한 꽃이 되지요."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나도 곧 늦둥이 귀여운 꽃을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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