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과욕의 기도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8. 21. 02:22


과욕의 기도


방우달(시인)


오래 전의 일입니다만

나는 매달 십만원어치

읽고 싶은 책을 사모았습니다

책들이 쌓여 집안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날마다 기도합니다

저 책들을 다 읽을 시간

건강한 삶을 제게 주십시오


읽고 쓸 수 있는

밝은 두 눈과 오른 손

혼돈에 빠지지 않을 맑은 뇌와

따뜻하고 뛰는 가슴을

최후까지 제게 온전히 주십시오

빌고 또 빌었습니다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이 과욕의 기도는

오늘도 간절히 진행 중입니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향  (0) 2017.08.27
해오라비 난초  (0) 2017.08.26
부당 해고  (0) 2017.08.17
가을 문턱에서  (0) 2017.08.15
또 라면  (0) 2017.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