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부당 해고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8. 17. 05:31




부당 해고


방우달(시인)


카톡을 보냈는데 한 달 동안 열어 보지 않는

예순 중반의 친구

바로 전화해도 되지만 마음 다친 일 있나해서

장마같은 긴 인내로 걱정과 궁금증 버티며

카톡을 수시로 확인 중 어느 날 답장이 도착했다

지난 봄에 어처구니 없는 부당 해고를 당해

노동위원회와 싸우고 있으며

불통 세상과 소통하기 싫고 심기 불편해서

카톡을 꺼놓고 지냈단다

젊은 시절 리비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그만 두고

오랜 세월 직업 없이

아내와 자식들에게 면목 없이 살다

이삼년 전에 일자리 하나 겨우 얻어

늦은 가을에 이른 봄 맞이하는가 좋아했더니

이른 봄에 늦은 가을 맞이하고 마음 고생 심했구나

은퇴 후 6년 무직으로 살아보니

나도 늦게 그 심정 알겠는데...


봄은 참, 역시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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