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성숙한 민주 시민의 조건

野塔 방우달 시인 2014. 1. 31. 08:00

 

성숙한 민주 시민의 조건

 

방우달(시인)

 

 

성숙한 민주 시민이라면 정의와 진리에 바탕을 둔 건전한 삶을 살아야 한다.

기본적인 삶의 질서인 기초 질서를 잘 지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타인에 대한 변함없는 배려와 사랑으로 언행을 실천하며

남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일을 보러 갔는데 접수 번호를 뽑으니 5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번호표를 뽑아 돌아서는데 한 아주머니가 번호표를 주며

"기다리다가 바빠서 그냥 가니 이 번호표를 써라."고 주고 간다.

그 번호표에 의하면 7번 후에 내가 은행일을 볼 수 있다.

 

그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야, 행운이다. 사모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그 순서에 맞게 일을 볼 것인가,

아니면 정의에 맞지 않으니 받고 나서 곧 찢어버리고 당초의 나의 순서를 조용히 기다릴 것인가?

 

또 내가 그 아주머니처럼 기다리다가 약속이 있어 다시 오겠다며 뽑아 둔 번호표는

타인에게 주고 갈 것인가? 아니면 정의에 어긋나니 몰래 찢어버리고 갈 것인가?

 

사람마다 그 행위가 다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택을 하며 살 것이다.

번호표를 넘겨주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그 번호표를 찢어버리고 정의 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고지식하다!" 또는 "융통성이 없다!"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누구나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먼저 온 사람과 늦게 온 사람은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질서다.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는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것이 성숙한 민주 시민의 조건이다.

나에게 이익이 되더라도 정의롭지 못하면 거절하는 양심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길거리에서 목격하는 일들은 어떤 것들인가?

밀치고 땡기고 하면서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

도로에서 야비할 정도로 교통법규를 어기며 달리는 승용차들, 새치기, 끼어들기, 소매치기, 강도, 도둑,

부정행위를 서슴치 않는 사람들, 유해 음식물 공급자들, 사기자들, 크고 작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서

대부분 선한 사람들은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얼마나 감수하며 살고 있는가? 스트레스다.

 

사소하지만 정의롭지 못한 일을 내가 행함으로써

그 파장은 나의 자식들 손주들이 살아갈 사회를 더럽고 혼탁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최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한 언행과 진리에 가까운 행동 기준을 지키며 살아야 할 이유다.

내일이 설날이다. 한 해를 보내며 새해에는 모든 인간사가 정의롭고 진리에 따라서 행해졌으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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