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시집 <쬐끔만 더 우아하게>는 월간 ‘예술
세계’로 등단하였으며, <보리꽃>,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등의 시집을 낸 중견시인 방우달(
사진)의 단상천국 시리즈3편이다. 출간과 동시
교보문고 추천도서(MD의 선택)로 선정되었을 만큼 일상의 잔잔한 소재에서 포착해낸 내면을 울리는 주옥 같은 시들이 독자의 시심을 잡아끈다.
<쬐끔만 더 우아하게>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게
그렇게 우아하게 살기는 어렵지만
노숙인 김씨는
현재 제 삶이 우아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쬐끔만 더 정말 쬐끔만 더
우아하게 살았으면 하고
밑이 시커먼 손톱을 쬐끔 내민다
흰 구름이 내려다보고 웃으며 흘러간다
김씨의 얼굴에 노숙하던 구름이 걷힌다
삶이 쬐끔 더 우아해지는 느낌이다
-시 전문
이 시집의 제목이자 대표시 ‘쬐끔만 더 우아하게’이다. 시인의 시는 이처럼 어딘가 모르게 아이들의 맑은 정서를 대변하고 감싸안는 동시와 동요의 느낌이 난다. 그속에서 어떤 철학책보다도 더 깊은 울림과 교훈을 던져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앞선 시집 <마음 풀고 가라, 다친다>의 느낌이 이 시 ‘쬐끔만 더 우아하게’에서도 같은 느낌으로 전달된다. 독자들은 이 시의 느낌을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고 난후 드는 느낌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독자를 가르치지 않고 소통하려는 겸손함이 시 곳곳에서 드러난다. ‘무지개’, ‘예언’, ‘잠자리’, ‘해탈’, ‘전출’의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긴 157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번 시집은 지난해까지 서울시청 공무원이었던 시인이 은퇴 후 본격 전업작가로서 첫 테잎을 끊은 작품집이라는 의미도 있다.
작품을 위해 틈틈이 충남 당진의 안섬에 갇혀(?) 우화를 꿈꾸는 누에처럼 ‘해탈’을 꿈꾼다는 시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저 방우달 / 여름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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