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문화 수준 향상

'안전한 음식문화' 시민과 함께 만든다(조선일보)

野塔 방우달 시인 2008. 12. 11. 14:46

 '안전한 음식문화' 시민과 함께 만든다

 

 '음식문화 개선 아이디어' 공모
'위생 등급제·밑반찬 bar' 등 출품
최우수상 '한강 음식축제 유람선'

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서초구의 '안전하고 깨끗한 음식'운동과 강남구의 '반찬 주문제' 등 음식점 내 남은 반찬 재탕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각 구의 노력이 활발한 가운데, 서울시도 음식문화 개선에 나섰다. 시는 "음식 재사용 관행을 없애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최근 시작했으며 결과는 내년 2월쯤 내놓겠다"고 9일 말했다. 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7~9월 공모한 '음식문화 개선 아이디어'시상식도 이날 열었다. 시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원장 김연화) 주관으로 312개 출품작 중에서 고른 우수작들을 정책에 참고할 예정이다.

입구에 色으로 위생등급 표시

'자동차 번호판'처럼 음식점 입구에 초록·파랑·노랑 색깔을 입힌 위생등급 안내판을 내걸도록 의무화하자고 배종찬씨는 제안했다. 이용객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아도 밖에서 색깔만 보고 구별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6개월에 한 번씩 위생평가단이 식당 위생을 평가해 잘된 순서대로 초록·파랑·노랑 등급을 매긴다. 등급에 들지 못해 색깔이 아예 없는 식당은 한 달 내 재평가를 받아야 하고, 또다시 통과하지 못하면 'F(failure)'를 부여해 3~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다. 배씨는 "소비자들이 위생등급을 의미하는 색을 보고 식당을 한눈에 안다면, 비위생적인 식당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바(bar)에서 먹을 만큼 반찬 덜게

피자 전문점과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의 '샐러드 바'를 한식 등 일반 음식점에 적용한 개념이다. 식당 중앙에 밑반찬을 먹을 만큼 덜어갈 수 있는 '밑반찬 바'를 들여 손님들이 반찬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배필성씨 아이디어다. 그는 "고객 취향과 무관하게 테이블마다 획일적으로 밑반찬을 깔아주는 관행이 음식 재탕을 부추긴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밑반찬을 조금 내오면 손님들이 더 달라고 요구하고, 종업원들이 일일이 응대하기에 일손이 달려 한꺼번에 많이 깔아주고 남는 반찬은 다시 쓴다는 것이다. 시는 밑반찬 바가 종업원 수고를 덜고 버려지는 반찬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전자결제로 반찬 주문제 정착

이혜란씨는 반찬 주문제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손쉽게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았다. 각 테이블에 놓인 주문화면에 먹고 싶은 반찬을 체크하면 자동적으로 주방으로 주문 내용이 전달되고, 식사 후 테이블에서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식당 직원이나 이용객이 주문·계산할 때 귀찮고 신경 쓸 일이 준다는 것이다. 이씨는 "신규 음식점에는 이런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들이도록 하고, 기존 음식점에는 설치비를 깎아주거나 무료로 해준다면 '주문 식단제'가 빨리 정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식당 위생상황 실시간 점검"

깔끔하게 씻어낼 수 있는 찌개용 개인접시를 디자인한 윤재희씨, 선택식단제를 도입한 식당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 주자고 제안한 김덕산씨 등 음식 위생에 관련된 아이디어 다수가 우수상과 장려상 등으로 뽑혔다. 최우수상은 한강 유람선 내부에 국악 연주 무대와 뷔페 등을 들이고, 선착장에 전국 특산물 부스를 차려 놓아 관광객들이 다양한 맛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이소현씨 등 연세대 장금이팀의 '한강 음식축제 유람선'이 선정됐다.

시는 우수작으로 뽑힌 아이디어들에 대한 시범 사업을 추진해 효과를 평가한 뒤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방우달 서울시 위생과장은 "식당 등급제뿐 아니라 음식 위생에 관한 점검 항목을 전산화한 뒤 각 식당에 놓아, 반찬 재사용 여부를 포함한 음식점 위생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12.10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