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알알이 엮여 줄줄이 떨어지는

野塔 방우달 시인 2008. 10. 9. 06:06

 

알알이 엮여 줄줄이 떨어지는

 

                                      방우달(시인)

 

 

가을은 거울이다.

거울 같은 얼음이 언다고

겨울이 거울은 아니다.

결빙을 향하여 부풀어 오른 얼음은

몸을 비출 수는 있을지라도

마음까지는 비출 수 없는 것.

일생의 결실을 나누고 떠나는

알찬 쓸쓸함, 가을이 거울이다.

알알이 엮여 줄줄이 떨어지는

가을엔 시詩를 맘껏 주워 먹자.

시詩를 배불리 먹은 사람은

차고 헐벗은 겨울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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