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엮여 줄줄이 떨어지는
방우달(시인)
가을은 거울이다.
거울 같은 얼음이 언다고
겨울이 거울은 아니다.
결빙을 향하여 부풀어 오른 얼음은
몸을 비출 수는 있을지라도
마음까지는 비출 수 없는 것.
일생의 결실을 나누고 떠나는
알찬 쓸쓸함, 가을이 거울이다.
알알이 엮여 줄줄이 떨어지는
가을엔 시詩를 맘껏 주워 먹자.
시詩를 배불리 먹은 사람은
차고 헐벗은 겨울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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