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모습
방우달(시인)
술 내음 가득한 전철에
홀로 술에 비켜 서 있는 듯한 한 사나이
술 붉은 내 눈에 잡히다.
밤 열시가 넘었는데
전철은 만원인데
예순이 넘어뵈는 그 사나이
머리카락도 넥타이도 양복도 구두도
출근하는 사람처럼 단정하다.
누가 어색한 사람일까?
우리는 같은 시각 같은 전철 안에서
같이 덜컹거리며 간다,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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