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방우달(시인)
부딪칠 벽이 없는 것도
때로는 절망일 때가 있다.
바람도 불다가
때로는 높고 큰 벽에 머리를 부딪쳐
엉엉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강물도 유유히 흐르다가
때로는 큰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소용돌이 치고 싶을 때가 있다.
새도 하늘을 훨훨 날다가
때로는 비행물체에 머리를 부딪쳐
수직낙하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대와 나 사이에 아무런 벽이 없는 것도
때로는 불행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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