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술꾼/방우달(처세시인) 옛날부터 술 센 것 자랑말라고 했다. 나와 아들까지 보통 친구들보다 술이 세다. 선천적이구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술로 크게 실수한 적은 없었다. 직장 다닐 때는 마시기 싫어도 많이 마셨다. 은퇴생활 중에는 내가 좋아서 자주 많이 마신다. 혼술도 즐긴다. 자유로운 술꾼이다. 갑장 여자 친구는 나를 보고 '얼굴에 술이 가득하구나!'라고 했다. 술에 찌들었다는 뜻이다. 조금 줄여라는 염려다. 핑계지만 내 인생에 술이 없었다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 시인이 죽은 사회에 그냥 어찌 살겠는가. 시와 술과 가난이 나를 살렸다. 밤낮으로, 함께 또는 홀로 술을 즐겁게 맞이 한다. 농담으로 주신을 모신다고도 한다. 아직까지는 크게 줄이고 싶지 않다. 술 세다고 자랑하지는 않고 건강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