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6

오월의 아카시아

오월의 아카시아/방우달(처세시인) ㅡ 방우달의 중에서 내 청춘 오월의 아카시아 숲속을 거닐며 내 한 잎 그대를 그토록 추억하는 것은 봄바람에 떨어진 많은 꽃들을 아주 잊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내 젊음의 숲을 흠뻑 향기롭게 했던 그대 하얀 마음 잠시 내 가슴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각 이 아카시아 숲속을 함께 거닐지 못함은 결코 그대 잘못이 아닙니다 먼 훗날 또다시 이 아카시아 숲속을 걸을 때 내가 한 잎 그대를 조금도 추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그대의 책임이 결코 아닙니다 내가 그대를 아주 추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마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 옛날 우리가 '아카시아'로 알던 나무가 학명이 '아까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카시아'라고 해야 감정과 느낌이 제대로 일어납니다.

앙코르 작품 2021.05.09

빈 잔의 내 가슴에

빈 잔의 내 가슴에/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빈 잔 두고 그대는 먼 길 떠나고 빈 잔 앞에 나는 홀로 앉아 그대 그리움 가득 부어 단숨에 마신다네 마신 만큼 취기는 그대 생각에 젖고 비운 만큼 빈 잔은 넓어지고 깊어져 또다시 그 빈 잔을 채우면 먼 길 떠날 때 그 모습으로 허허 웃으며 다가오는 그대 앞에 허트러진 옷매무새 고쳐 앉은 내 가슴의 빈 잔엔 다시 채울 수 없는 그 빈 잔엔 그대 그리움 둥 떠 있네

앙코르 작품 202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