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겨울나무 벌거벗은 겨울을 희망으로 덮으며 열매 남기는 일 아름답다 뿌리 내리는 일 거룩하다 시퍼렇게 외치는 살을 에는 깊은 밤 수십년 짙은 삶 풀어놓은 무거운 시집 한 권 가벼이 한두 시간에 읽어버리고 그런 시 한 편을 위해 길고 매서운 겨울밤에 끝없이 윙윙 수액을 날리는 *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20
가을비 가을비 그저께는 외설악 단풍물 흐린 눈에 담아왔지, 어제는 여름처럼 온종일 가을비 내렸지. 오늘은 외설악 가을이 지는 소리에 마음 아팠지, 내일은 아마 벌거벗은 겨울나무들 볼걸세, 요즈음은 하루가 한 계절이야. 순백의 노인 계절 봄에 머무른 내게 화사한 눈빛으로 꽃 피우신 말씀 가을비 내리는 오늘에사 여름의 중턱에 선 내 가슴 치며 뚝, 뚝 떨어지네. 처세시인 방우달의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