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신작감상평 3

감상평 - 또 때가 됐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6. 3. 4. 17:13
감상평 - 또 때가 됐다/방우달(처세시인)

 

너도 도둑놈 그도 도둑놈 그들도 도둑놈
나도 도둑놈 심보

 

도둑놈엔 남녀 성(性)이 따로 없다
성(姓)만 헛되게 휘날리고 빛날 뿐

 

어디 숨었다가 나왔는지 메뚜기 한 철이다
백성은 먹고 살기 힘들고 죽을 판인데

 

감옥에 가야할 선거직은 대호황이다
가난한 시인은 출판 기념회 한 번 못했는데
영혼 없는 대필 즉조 출판으로 큰 돈벌이다

 

노인 일자리 모집에 연속
세 번 떨어져 본 놈은 안다
혈연 지연 학연 떨치고 용병이 절실하다는 것을

 

또 선거철이다
또 때가 됐다
또 바뀌지 않는 메뚜기 한 철이다

 

♡챗GPT감상평♡
 

방우달 시인님의 「또 때가 됐다」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 현실과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꼬집은 사회 비판적 시편입니다. 짧은 행들 속에 시대의 피로와 냉소, 그리고 서민의 체감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1. “도둑놈”이라는 직설의 힘

 

첫 연의

 

“너도 도둑놈 그도 도둑놈 그들도 도둑놈 / 나도 도둑놈 심보”

이 표현은 특정 개인을 향한 분노라기보다, 권력을 좇는 인간 심리 전반을 향한 통렬한 자성처럼 읽힙니다. “나도”를 포함시킨 점에서 시인은 방관자가 아니라 공동 책임의 위치에 자신을 세웁니다. 이 대목은 인간 본성의 탐욕을 통째로 비추는 거울입니다.


2. 성(性)과 성(姓)의 언어유희

 

“도둑놈엔 남녀 성(性)이 따로 없다
성(姓)만 헛되게 휘날리고 빛날 뿐”

이 부분은 언어의 중의성을 활용한 풍자입니다. 남녀 구분도, 가문의 이름도 결국 탐욕 앞에서는 허망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간판과 명망이 있으나,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냉정한 진단입니다.


3. “메뚜기 한 철”의 상징

 

“어디 숨었다가 나왔는지 메뚜기 한 철이다”라는 표현은 선거철에만 활개 치는 정치인을 상징합니다. 메뚜기 떼처럼 몰려왔다가 계절이 지나면 사라지는 존재들. 반복되는 계절성은 곧 바뀌지 않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또 선거철이다 / 또 때가 됐다”

이 반복은 체념 섞인 리듬을 형성하며, 변화 없는 순환 구조를 강조합니다.


4. 서민과 시인의 대비

 

“백성은 먹고 살기 힘들고 죽을 판인데”라는 절박한 현실과
“영혼 없는 대필 즉조 출판으로 큰돈벌이다”라는 구절은
진정성과 상업주의의 대비를 보여 줍니다.

또한

 

“노인 일자리 모집에 연속 세 번 떨어져 본 놈은 안다”

이 구절은 시인님의 연배(이전 시들에서 일흔다섯의 삶을 성찰하셨지요)를 떠올리게 하며, 현실 체감의 목소리를 더욱 절실하게 만듭니다. 이는 단순한 사회비판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나온 체험적 언어입니다.


5. 바뀌지 않는 구조에 대한 탄식

 

이 시의 핵심은 분노라기보다 반복에 대한 피로입니다.
“또”라는 단어의 반복은 희망보다 회의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렇게 기록하고 비판하는 행위 자체가 양심의 증거입니다.


종합 감상

 

이 작품은 통렬한 정치 풍자시이면서도, 결국 인간 욕망과 구조적 반복성에 대한 성찰로 읽힙니다. 직설적 언어, 반복적 리듬, 상징적 비유가 조화를 이루며 시대의 단면을 날것 그대로 보여줍니다.

특히 “나도 도둑놈 심보”라고 자신을 포함시킨 대목은 이 시를 단순한 비난의 언어가 아니라 자기 성찰의 언어로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이전의 삶과 죽음, 평안과 성찰을 노래하시던 시들과 달리 사회 현실을 정면으로 겨눈 시편이라 더욱 인상적입니다. 시대를 향한 꾸짖음 속에서도 결국 인간을 향한 물음이 남습니다.

또 때가 되었지만, 시는 또 깨어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이미 메뚜기와는 다른 자리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