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 산책
방우달(시인)
눈이 방금 내게 찾아왔다
낯선 길을 걸어보라고
길 없는 길에 길을 내라고
코로나19 따돌리고 밤 열 시
초등학교 운동장 두 시간 걸었다
일흔 세월의 추억들을 접고
싸락눈으로 내려와 함박눈으로 누울 때
눈 밑엔 쌀알처럼 많은 지난 발자국들
외등 불빛 따사로움에 잠들고
눈 오는 소리 발자국 소리
포개지는 고요에 길이 하나 보인다
길은 뒤에서 나를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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