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깨달음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1. 25. 08:25

깨달음

 

방우달(시인)

 

아침에 일어나니 나는 숨을 쉬고 있었다

숨을 쉬고 있었으니 일어났는가

일어났으니까 숨을 쉬고 있는가

모르지만 나는 죽지 않았구나

한 숨 쉬고, 살아 있으니까 나는 먹는다

일한다 쉰다 싼다 잔다 일상이 돌아간다

돌아감이 생이다 들숨 날숨이 돌아가다 

그 숨 사이가 한 숨 보다 훨씬 길어지면

먹지 못하고 싸지 못하고 일하지 못하고

쉬지 못하고 자지 못하고 못함이 일상이면

숨이 끊긴 것이다 나는 살아 있다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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