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돌머리
방우달(시인)
내 별명 중 하나는 안돌머리
안 돌아가는 머리란 뜻이다
한 때는 그 별명 듣기도 싫었으나
모두가 내 탓이라 받아들였다
고지식하고
타협할 줄 모르고
상식과 신념이 가득하여
조금이라도 빗나가 있으면
머리와 가슴이 삐거덕거린다
융통성이 별로고
경우에 어긋나는 것은 질색이고
공짜도 바라지 않으니
그 흔한 사기도
당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렇다고 인간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주위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니 더 안돌머리
이제는 돌머리 아니란 뜻으로 자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