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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2차암 ‘일반인 2배’…다른 부위 검진 꼼꼼히

野塔 방우달 시인 2012. 2. 14. 03:09

 

암 생존자, 2차암 ‘일반인 2배’…다른 부위 검진 꼼꼼히

등록 : 2012.02.06 21:02 수정 : 2012.02.06 21:02

대장에 암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암 생존자는 원래 앓았던 암 이외에 다른 암에도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국립암센터 제공

① 2차암 검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 국민 가운데 암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 뒤에 생존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8년 말 70만명에서 3년 만에 100만명으로 늘어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들의 건강을 위한 행동 요령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데다 값도 비싼 방법에 의존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한겨레>는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재발과 2차암 발병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2차암 검진, 피로 및 통증 관리, 식이 및 운동 요령 등에 대해 7차례에 걸쳐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대장암 4배·폐암 2배 높아
진단·치료 뒤 5년 지나면
암 검진 권고안 따르도록
체중·혈당 잘 관리해줘야

암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치료하는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많은 암 환자들이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암을 앓지 않은 사람과 같은 수명을 누리거나 암을 앓은 뒤 건강관리를 잘해 더 오래 살기도 한다. 하지만 암에 걸렸다가 치료가 된 암 생존자들은 일반인에 견줘 다른 암에도 더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른바 ‘2차암 검진’을 잘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보통 암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은 자신이 진단을 받았던 암에 대해서만 주기적으로 재발 여부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암 생존자들 4명 가운데 한명은 ‘한번 암에 걸렸으니 또 걸리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아예 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 암 생존자의 2차암 예방이나 검진에 대해서 병원에서 체계적인 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2차암 검진 및 예방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개발과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 5대암 검진 프로그램

암 생존자들은 일반인에 견줘 다른 부위에 암이 또 생기는 ‘2차암’의 발생 위험도가 더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남성 암 환자 1만4181명을 2001년부터 7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2차암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2.3배 높았다. 구체적으로 폐암은 2.1배, 대장암 4배, 간·담도·췌장암 1.9배, 비뇨생식기암은 2.6배 더 많이 생겼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는 반대쪽 유방에 암이 발생하는 위험뿐만 아니라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생길 위험도 일반인에 견줘 높았다. 특히 유방암에 대한 호르몬 치료제를 먹는 경우에는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에도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전립샘암, 위암 등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자궁경부암도 방광암이나 폐암 등이 생길 위험이 일반인에 견줘 2~3배가량 높다.

특히 65살 이상의 고령 암 환자나 암 진단 전에 담배를 피웠던 경우에는 2차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을 진단받기 전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우던 사람은 예전에 담배를 피우다 끊었던 암 환자보다 원래 암의 치료 뒤에 폐암이 생길 위험이 3.7배나 높았다. 이 때문에 암 생존자는 담당 의료진과 2차암 검진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별도의 표준 검진안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당장은 암 진단 및 치료 뒤 5년이 지났다면 일반인에게 추천되는 암 검진 권고안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비만 또는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몸무게를 유지하고, 당뇨가 있다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도 암 생존자의 2차암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한 남성 암 환자는 2차암으로 대장암이 3.5배, 비뇨생식기암은 3.6배 많이 발생했다. 치료가 끝난 유방암 생존자에게서도 비만할수록 유방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암 치료 뒤 생존율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비만한 유방암 환자는 2차암으로 대장암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암협회의 전문가들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 정상 범위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운동 등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리며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암의 재발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제시했다.

당뇨병이 있는 암 환자 역시 혈당이 정상인 암 환자에 견줘 2차로 간·담도·췌장암이 3.3배, 폐암 등이 1.9배 더 많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암 환자들은 당뇨나 당뇨 전 단계인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지를 검사해 보고, 운동과 식사 조절 및 약물요법 등으로 적절한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 교수

 

‘마음의 병’ 동반하는 암…심적 고통도 다독여주세요

한겨레 | 입력 2012.02.13 20:20

[한겨레]"나을 수 있다" 자주 말하고


운동 권하되 강요 말아야


심할땐 정신과 상담 필요


암 환우회서 소통도 도움

[암 환자 건강 이렇게 지키자]

② 마음 건강

암을 '곧 죽는 병'으로 여기던 때에는 환자에게 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당연히 암 환자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여지도 없었다. 최근 암 생존율이 크게 좋아졌지만, 몇몇 암은 여전히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가진 질환이며 치료 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암 환자 및 생존자들은 우울, 불안에 시달리며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암 환자, 자살 가능성 2배 높아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신적인 외상을 입는다. 물론 드물지 않게 정신적 외상을 이겨내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성숙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는 대부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을 경험하며, 20% 정도는 심한 우울증으로 꼭 치료가 필요하다.

불안도 암 환자가 흔히 겪는 증상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암 후유증으로 기능의 장애나 신체 변형이 생겨 삶에 대한 두려움이 드는 것이다. 암을 앓거나 치료하면서 겪는 통증도 이런 불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거나 대인관계가 망가질 것 같은 불안도 커진다. 물론 암 투병으로 직장을 잃거나 가계가 파산하면 이런 불안이나 우울증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다.

이런 우울과 불안 탓에 암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치료 가능성이 낮은 말기일수록, 통증이 심할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을수록, 자살 가능성은 높아진다.

얼굴에 생긴 암, 우울 증상 더 심해얼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치료 뒤 신체기관의 상실 때문에 우울증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구강암이나 인후두암이 심한 경우 말하거나 씹는 기능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치료 뒤에도 발성, 음식물 삼키기, 호흡 등의 재활 훈련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 성적은 좋지만 유방암도 우울증이 심한 암 가운데 하나다. 특히 유방 조직을 절제한 뒤에는 여성성, 아름다움, 성적인 매력, 모성을 잃었다고 여기는 이들이 꽤 있다. 이런 환자의 스트레스는 배우자에게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역시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갑상샘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치료하지 않고 추적관찰만 하는데 이때 환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존 가능성이 낮은 췌장암이나 폐암의 경우 우울 증상이 심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격려하되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강요 말아야암 환자 및 생존자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의료진의 도움과 함께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상태가 아니라면 암 치료로 나을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동시에 암으로 인한 통증이나 수술 뒤 신체의 기능 장애 등에 대한 고통을 충분히 들어 줘야 한다. 암 치료 뒤에도 그런 통증이 남아 있냐고 의심하면 곤란하다.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환우회나 다른 취미 또는 종교 모임에 나가도록 권장하는 것도 좋다. 걷기나 체조 등 가벼운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벗이 있다면 그만큼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하면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운동을 억지로 시키거나 특정 음식을 강제로 먹여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주의할 점은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절망감에 빠져 있다면 이를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장기 암 생존자나 암 환자 가족도 위로의 대상암 진단 및 치료를 받을 때에는 의연하다가 치료가 끝나고 사회로 다시 복귀할 때 오히려 우울이나 불안으로 고통받는 암 생존자도 드물지 않다.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초기의 쇼크와 긴장에서 벗어난데다, 다시 현실의 경제 상태, 직업 복귀 등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암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때는 같은 암을 겪어본 환우회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암 환자의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이 크기 때문에 이들 역시 지지 치료나 가족 치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암 환자가 생긴 가정에 불화가 지속된다면 암 환자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himtrain@hani.co.kr

도움말: 김종흔 국립암센터 정신건강클리닉 책임의사·대한정신종양학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