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혼詩魂

‘끼’넘치는 공무원의‘이중생활’-시민일보(2002.8.8)

野塔 방우달 시인 2010. 8. 2. 19:00

 

‘끼’넘치는 공무원의‘이중생활’-시민일보(2002.8.8)


‘공무원들의 짜릿한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최근 공무원들이 자신의 일 외에도 또 다른 분야에 파고들면서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

‘공직사회=폐쇄적·보수적’이란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공직업무 외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재능과 끼를 십분 살려

새롭고 열정적인 삶을 설계하고 있는 것.

오랜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또 다른 삶을 조심스럽게 준비해온

중견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개인기 만능주의 시대에 다재다능한 전문인을 꿈꾸는 젊은 공무원들도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윤갑섭(尹甲燮·57) 광진구 행정관리국장은

10년째 그림을 그려온 고위직 공무원. 광진구에선 화가로 통한다.

“자연을 사랑하다보니 자연을 담아두기 위한 사진을 찍고

그림까지 그리게 됐다”고 말하는

윤 국장은 홍대 사회교육대학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실력파.

제주도, 강원도 등 전국을 여행하며 작업을 한다.

개인전시회는 아니지만 그룹전시회를 몇 차례 가진 바 있으며,

지난 93년에는 서울시 공무원미술대전에서 입선,

96년에는 전국지방공무원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거머쥔 명실상부한 화가다.

 

그런가 하면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대학원에서는 행정학을 전공한 방우달(方禹達·50)

강남구 재무과장의 또 다른 직함은 시인 ‘야탑 방우달’.

94년 예총 ‘예술세계지(誌)’에 시(詩) ‘메아리’ 등을 발표하며 등단한 방 과장은

시 뿐만 아니라 수필, 칼럼 등을 구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하고

인터넷사이트에 매일 같이

자신의 창작품을 올리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기발전이 더딘 공직사회에서 취미생활은 필수라는

강서구 방화3동 이규상씨(李圭祥·32)는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부터

시간을 쪼개 써온 습작시들을 묶어 펴낸 책만 해도 3권.

곧 하나를 추가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컴퓨터 도사도 있다.

김태균(金太均·55) 성동구 민원봉사과장은

매주 1회 인터넷 직원게시판에 ‘알기 쉬운 컴퓨터 상식’을 올릴 만큼

컴퓨터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94년 공무원·민간기업교환근무제로 ‘로만손시계’ 회사에 잠시 근무하면서

‘컴맹’으로 곤욕을 치른 것이 계기가 돼 독학을 시작한 것이

이제는 다른 사람을 가르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는게

김 과장의 주변 동료들의 전언.

 

젊은이다운 독특한 취미생활을 갖고 있는 직원도 있다.

양천구 총무과의 박재범씨(朴載範·30)는

양천구에서는 유일 한 철인3종 경기 마니아다.

수영을 10년 정도 하다보니 3년 전 도전심이 생겨 철인경기를 하게됐다는

박씨는 지난해 ‘아이언 맨’대회에서 수영 3.9km, 싸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을 17시간내에 완주해 ‘철인’이란 호칭을 받게 됐다.

 

본지에도 소개된 바 있는 이동우(李東祐·51) 서초구 호적팀장도

신생아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작명가로 유명하고

 

구로구 문화공보과 정남기(鄭南基·48)홍보계장은

아마추어 꼬리표를 띤 프로 사진작가로

개인전도 갖고 사진집도 발간해 오고 있다.

 

이들이 경직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깨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이중생활’을 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공직사회에 몸담아 온 윤갑섭 광진구 행정관리국장은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과 삶을 만들어가며 사는 것은 틀리다”며

“자기의 일과 취미생활에 있어 모두 전문가가 될 것”을 강조한다.

 

방우달 강남구 재무과장 역시

“창조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아이디어가 많고 자연히 일도 잘한다”고

호언장담했다.

 

/최애선기자 sun@siminnews.net


 

기사인쇄

기사 등록 일시 2002-08-08 17:19:14     siminilbo.co.kr All rights reserved.

4 추천추천   반대반대 2

'시혼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단풍  (0) 2010.09.29
가을에 관한 시 모음(펌글)  (0) 2010.09.29
남산길 시화전  (0) 2010.07.14
낚時법-지하철 충무로역  (0) 2010.07.10
광양뉴스-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펌)  (0)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