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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를 떠난 친구들에게(펌)

野塔 방우달 시인 2010. 4. 27. 16:17

 

어느 작은 이야기<40> 지리산 종주를 떠난 친구들에게| 윤원중 Essay !
맑맑 조회 4 | 10.04.03 11:27 http://cafe.daum.net/travel39/cbPN/218

 

 

                   <頂上이 잘 보이는 山>

 

 

  山을 올려다보면, 정상이 보이는 산도 있고 정상이 보이지 않는 산도 있다.

 

  높낮이 때문만도 아니다.

 

  어느 산이 좋다는 뜻도 아니다.

 

  정상이 보이는 산은 보여서 좋고, 정상이 보이지 않은 산은 보이지 않아서

 

  궁금하기 때문에 좋다.

 

  사람의 마음도 산과 같다.

 

  마음이 훤히 보이는 사람도 있고, 도무지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詩人 방우달-

 

 

  아마 지리산이 무척 놀랐을 것입니다.

 

  한국 전쟁 때  빨치산이 올라탄 이후에, 60이 넘은 건장한 사내 16명이,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를 내갈기면서 자기 등과 허리를 사뿐히 밟는 것을 오랬만에

 

  느꼈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오매, 이 작실헐 것들이 진짜로 나를 올라 타부러야! " 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

 

  습니다.

 

  어쩧든 60년 넘게 세속에 찌든 온갖 노폐물과 허망한 욕심들을 스스럼없이

 

  3道가 어우러진 肉山에 버려두고 표표히 돌아올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山을 그토록 좋아하다 먼저 떠난 형석이, 영준이의 혼과 마음을 가슴에 안고

 

  돌아올 친구들이 기다려 집니다.

 

  이제 지리산의 그 많은 봉우리들을 보고 느낀 만큼, 서울에 있는 마누라봉,

 

  자식봉, 친구봉, 친지봉 등등 수많은 봉우리들을 보는 느낌도 예전과는 조금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詩人의 얘기처럼 보이는 봉우리, 보이지 않는 봉우리 모두를 좋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혼이 깃든 무엇인가를 체험하고 나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들 합니다.

 

  그러나 지리산에 안겼다 돌아온 친구들은 너무 많이는 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많은 욕심을 안고 살고 있는 서울 친구들을 이제부터는 친구가 아니라

 

  고 혹시 멀리할까 두렵기 때문 입니다.

 

 

  몸과 정신을 세탁하고 돌아올 친구들을 깨끗한 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이 시간 조용히 눈을 감고 永遠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천진난만할 때 만났던 친구들이, 세속의 풍진을 떨치고 다시 순수의 마음으로

 

  永遠을 향해 한발 한발, 뚜벅 뚜벅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