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3

자유로운 술꾼

자유로운 술꾼/방우달(처세시인) 옛날부터 술 센 것 자랑말라고 했다. 나와 아들까지 보통 친구들보다 술이 세다. 선천적이구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술로 크게 실수한 적은 없었다. 직장 다닐 때는 마시기 싫어도 많이 마셨다. 은퇴생활 중에는 내가 좋아서 자주 많이 마신다. 혼술도 즐긴다. 자유로운 술꾼이다. 갑장 여자 친구는 나를 보고 '얼굴에 술이 가득하구나!'라고 했다. 술에 찌들었다는 뜻이다. 조금 줄여라는 염려다. 핑계지만 내 인생에 술이 없었다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 시인이 죽은 사회에 그냥 어찌 살겠는가. 시와 술과 가난이 나를 살렸다. 밤낮으로, 함께 또는 홀로 술을 즐겁게 맞이 한다. 농담으로 주신을 모신다고도 한다. 아직까지는 크게 줄이고 싶지 않다. 술 세다고 자랑하지는 않고 건강할 때까지..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혼술한다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혼술한다 방우달(처세시인) 내 주위에 서너 명의 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도 취미도 상관 없고 성별도 관계 없고 소주 1일 1병 주 3회 자랑스런 주량에 술값은 나누어낼 정도 재력이 되면 좋고 (나는 가난한 시인이라 매번 낼 수는 없으니까) 술좌석에서 남들 험담하지 않고 세상사 절대 탓하지 않고 값싼 자기 신세타령하지 않고 가정사 말하지 않고 정치 종교 끝도 없는 소리하지 않고 군대 얘기 왕년의 잘 나갔던 얘기하지 않고 그저 술 사랑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나 하고 천진난만한 얼굴에 묻은 언행으로 좌중을 웃게 만들고 헤어질 때마다 아쉬운 듯 눈물 글썽이는 아무런 조건도 없는 만남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 술 친구 서넛만 있었으면 참 좋겠다. 나는 헛살아서 오늘도 객지에서 ..

미발표 신작 202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