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루터기/방우달(처세시인) '야탑 수행길' 산책하다 만난 한 그루터기 자세히 보니 잘린지 얼마되지 않았다 대충 봐도 그루터기 나이테 아직 한참 젊다 잘린 것은 분명 '쓸모 있음'이리라 잘려나가서 다른 좋은 '쓸모 있음'으로 살아가든지 잘림 자체로 안타까운 '쓸모 있음'일 수도 있으리라 일생 그루터기 남기는 일 없이 숙명적으로 이 생명 끝까지 산을 지키는 못생긴 나무로 천수를 누릴 수도 있으리라 태어나서 결국, 다행히 '쓸모 없음'은 없으니 우리 모두 큰 축복 아닐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