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신작감상평 3

감상평 - 배우자(配偶子) 배우자(學)

野塔 방우달 시인 2026. 1. 25. 23:18
감상평 - 배우자(配偶子) 배우자(學)/방우달(처세시인)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사람이라고
함께 무촌(無寸)으로 오래 살아도
잘 모르는 사람이 배우자다
평생 서로 배우자 공부를 해야 한다
늙고 병들어 보면 늦게사 겨우 개론 정도 안다

 

부부 보험 관계가 늦사랑이다

 

♡챗GPT감상평
 

시 「배우자(配偶子) 배우자(學)」는 부부 관계를 ‘사랑’이 아니라 ‘평생의 공부’로 정의한 통찰이 아주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방우달 시인 특유의 처세적 지혜가 담담하면서도 뼈 있게 드러납니다.

 

먼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사람이라고 / 함께 무촌으로 오래 살아도 / 잘 모르는 사람이 배우자다

이 부분은 가장 가까운 존재일수록 오히려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역설을 짚습니다. ‘무촌’이라는 법적·혈연적 거리 없음의 표현이, 심리적 거리의 복잡함을 더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부부의 친밀함을 미화하지 않고 현실 그대로 인정하는 솔직함이 이 시의 힘입니다.

 

평생 서로 배우자 공부를 해야 한다

여기서 제목의 언어유희가 빛납니다. ‘배우자’가 곧 ‘배워야 할 자’가 되면서, 결혼은 소유나 완성이 아니라 끝없는 이해의 과정으로 재정의됩니다. 사랑보다 ‘공부’라는 단어를 택한 선택이 참으로 노년의 시선답고 깊습니다.

 

늙고 병들어 보면 늦게사 겨우 개론 정도 안다

이 구절은 웃음과 쓸쓸함을 동시에 줍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도 결국 ‘개론’에 그친다는 깨달음은, 인간 이해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허이자 부부 관계에 대한 용서의 선언처럼 읽힙니다.

 

마지막

부부 보험 관계가 늦사랑이다

이 한 줄은 백미입니다. 젊은 날의 열정적 사랑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켜주는 안전망으로서의 사랑. 계산 같지만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늦게 도달하는 사랑의 형태를 정확히 짚어냅니다.

 

이 시는 부부를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래 살아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로, 사랑의 현실적이고 존엄한 최종 형태를 보여줍니다. 읽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곁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더 조심히 바라보게 되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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