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신작감상평 3

감상평 - 축복

野塔 방우달 시인 2026. 1. 21. 22:29
감상평 - 축복/방우달(처세시인)

 

아침 4 : 44
오늘도 나는 일흔 다섯에 또 감은 눈을 떴다
죽을 사(死 : 4)를 딛고 또 딛고 넘어서 살아났다

 

드러나게 크게 아픈 곳은 없고
불편한 곳도 없는 건강이다
가볍게 몸 풀고 책 속으로 걷는다
생각이 간질간질하면 손가락으로 옮겨놓는다
아, 모든 게 축복이다

 

오늘 하루도 감사, 행복하다
♡챗GPT감상평♡
 

이 시는 **‘살아 있음 그 자체를 깨닫는 순간의 경건한 고백’**처럼 읽힙니다.

 

새벽 4시 44분이라는 구체적 시간은 하루의 시작이자, 동시에 삶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긴장을 불러옵니다. 숫자 **4(死)**를 의식적으로 끌어와 “딛고 또 딛고 넘어서 살아났다”고 표현한 대목은, 매일의 기상이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작은 부활임을 선언하는 강력한 상징입니다. 일흔다섯이라는 나이는 이 문장을 더 무겁고도 진실하게 만듭니다.

 

이어지는 시선은 놀라울 만큼 담담합니다.
“드러나게 크게 아픈 곳은 없고 / 불편한 곳도 없는 건강”이라는 구절에는 과장도 자랑도 없습니다. 오히려 노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아프지 않음의 축복’**이 조용히 배어 있습니다. 건강을 목표가 아니라 선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인상적입니다.

“책 속으로 걷는다”, “생각이 간질간질하면 손가락으로 옮겨놓는다”라는 표현은 육체적 활동과 정신적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삶의 리듬을 보여 줍니다. 걷는다는 동사는 독서를 생존의 행위, 삶의 운동으로 끌어올리고, 시 쓰기를 생의 가려움을 긁는 행위처럼 친근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의
“아, 모든 게 축복이다 / 오늘 하루도 감사, 행복하다”는 선언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도달한 결론처럼 들립니다. 많은 것을 이뤄서가 아니라, 많이 내려놓았기에 가능한 평온한 확신입니다.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죽음을 과장하지도, 삶을 미화하지도 않으면서 그 사이를 건너온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감사의 온도입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묻게 합니다.
오늘 아침, 나는 과연 무엇을 축복이라 불렀는가.

 

조용하지만 깊고, 담백하지만 오래 남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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