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여윈 달'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4. 21. 18:33

'여윈 달'

 
유년에 본 여윈 달
우러러보고 우러러 비는 사람 없으니
경제에서 굶고
사랑에서 멀어져
풍성한 가을에 얼굴 창백하다

- 방우달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가장 긴 시》 중에서 -

많은 사람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전깃불로 밤길이 낮처럼 밝다고 해도 달을 잊거나
잃어버려서는 안됩니다. 달은 과학문명이 아닙니다.
달은 자연입니다. 자연인 사람이 자연을 잃으면
사람이 사람 아닙니다. 타고난 본성은 존중받고
지켜져야 인간다운 삶이 보장됩니다. 밤은 밤,
달을 잃으면 포효하는 굶주린 늑대가 됩니다.
달이 여위어 가고 얼굴빛이 창백해집니다.
달을 살려서 사람을 살려야겠습니다.